가을 단풍의 원리, 절정 시기, 명소에 대한 탐구

가을이 되면 무더위를 몰고 왔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서히 수축해 하와이로 물러갈 채비를 합니다. 이 무렵 중국 양쯔강 부근에서 발달한 온난건조한 고기압이 서서히 이동해 우리나라를 자주 통과하지요. 그러면 우리나라는 맑고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며 가을이 됩니다. 들녘의 곡식과 각종 과일은 알차게 여물고, 바로 이때가 단풍의 계절이기도 하죠.

 

단풍 구경, 언제 어디로 가야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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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서리가 내릴 때마다 단풍이 물듭니다. 식물은 5℃ 이하로 떨어지면 생장을 멈추고 잎을 떨어뜨립니다. 이때 잎이 떨어지기 전, '단풍'이라는 아름다운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단풍은 한자로는 붉을 단 자를 써서 '丹楓'이라 합니다. 영어로는 'fall[autumn] foliage', 혹은 'autumn leaves'라고 하는데, 익숙지 않아서 그런지 우리말보다는 덜 감상적인 듯합니다. 특히 단어가 낙엽에 무게중심이 있고, 단풍이란 의미를 찾을 수 없습니다. 보통 "나뭇잎 색이 바뀌고 있다(The leaves are changing colors.)"는 식의 직설적인 표현을 많이 쓴다고 합니다.  

 

가을 단풍

 

카로틴과 크산토필은 노란색, 안토시안은 붉은색

그럼 단풍은 왜 색깔이 다를까요.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낙엽이 지기 전 일평균 기온이 15℃ 이하로 내려가면 나뭇잎의 엽록소가 분해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잎 속에 남아있던 카로틴(Carotene)과 크산토필(Xanthophyl) 색소는 노란 색깔을 띠게 하고, 안토시안(Anthocyanin)은 붉은 색깔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그렇군요, 다른 성분 덕에 단풍 색깔이 다른 것이군요.  

 

산 전체의 2할 정도 들었을 때 첫 단풍

 

 

우리나라 단풍 관측은 전국 유명한 산 부근에 있는 기상청 산하 조직에서 하고 있습니다. 그럼 “단풍이 들었다”라고 하면 얼마 큼이나 들어야 할까요. 단풍은 높은 산 정상에서 시작해 산 아래로 내려옵니다. 첫 단풍이라 하면 산 전체를 10할로 보아 2할 정도 물들었을 때를 말합니다. 그리고 8할 정도 물들었을 때를 절정이라 합니다. 

 

보통 9월 말 설악산 정상부터 시작

유명 산의 첫 단풍 평균 일은 기온이 차가운 북쪽에 위치한 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보통 9월 말에 설악산을 시작으로 태백산과 오대산으로 남하하고요. 10월 10일 무렵 소백산, 치악산,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청량산 등을 곱게 물들입니다.

 

쉽게 기억하면, 10월 초순에는 강원도 산간지방, 중순에는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고지대, 하순에는 중부 해안지방과 남부지방의 저지대까지 물든다고 알아두시면 가을에 단풍 명소를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렇지만 서리 영향을 덜 받는 남부지방은 11월 초순까지도 절정을 이룰 때도 많습니다. 2022년 단풍 명소의 단풍시기가 궁금하실 때 이렇게 계산하시면 수월합니다. 

 

보통 첫 단풍 후 2주 뒤 절정

단풍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인 절정은 첫 단풍일로부터 약 2주 후에 나타납니다.  산 정상 부근의 절정은 산 아래와는 10일 이상 차이가 납니다. 그렇지만 기온이 급강하해 된서리가 내리거나 첫눈이 날리면 단풍의 수명은 그걸로 끝입니다. 

 

같은 산도 방향에 따라 다른 단풍 절정 시기 

같은 산이라도 방향에 따라 단풍 차이가 납니다. 동향이나 남향 사면은 태양열을 많이 받아 지온이 높으니 늦게 단풍이 들 것이고, 반대로 서쪽이나 북쪽은 태양열을 적게 받으니 기온이 낮아 단풍이 늦게 듭니다. 그러니 같은 산이라 해도 해발 고도가 비슷하다 해도 단풍이 빨리 드는 곳이 있는가 하면 늦게 드는 곳도 있는 것입니다.

 

단풍이 더 예쁘게 드는 곳은 어디일까

 

 

단풍은 평지보다는 산이 더 아름답습니다. 아마도 이건 다양한 식생 덕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강수량이 많은 곳보다는 적은 곳, 음지보다는 양지, 일교차가 적은 곳보다는 큰 곳에서 더 예쁠 확률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 지역의 생태 환경에 따라 다른데요, 나무의 종류나 나이, 토질 등 환경에 따라서도 예쁨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설악산에서도 단풍나무 많은 계곡이 참나무 많은 능선보다 더 예쁘겠지요. 가을 가뭄이 심한 해는 단풍이 안 예쁠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서울 산 아래쪽은 10월 말 절정

단풍은 산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시에도 있습니다. 참고로 서울 지역은 단풍이 북한산 도봉산은 10월 중순에 절정을 이룹니다. 하순이 되면 산 아래쪽 단풍이 아주 좋지요. 또한 서울 각 지역의 낮은 산들도 10월 하순이 되면 절정이라 많은 분들이 가까운 공원으로 단풍놀이에 나서게 됩니다. 사실 11월 초까지도 낙엽과 어우러진 단풍이 좋을 때가 많습니다. 

 

이 포스팅에선 단풍에 대한 상식 아닌 상식을 알아봤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첫 단풍은 산 전체의 2할, 절정은 산 전체의 8할로 기억하면 되겠습니다. 또 10월 초순은 강원 산간, 중순은 중부 산간, 하순은 남부 낮은 산이나 평지로 기억해 두고, 그 해의 기상에 따라 감상 날짜를 조절하면 되겠습니다. 올해 단풍이 좋았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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