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장마철, 가을, 겨울 _ 계절별 등산복 입는 법

보행법 못지않게 중요한 게 바로 옷 입는 요령입니다. 이는 산 높이마다 다르고, 아침저녁과 낮이 다르고, 당연히 계절마다 다릅니다. 또 길의 상태가 달라질 때마다 체온의 변화가 심합니다.

 

인체는 더위와 추위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너무 덥거나 너무 추우면 체력을 낭비할 뿐만 아니라 자연이 주는 상쾌함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되지요.

 

그럼에도 경험이 없는 이들은 더울 때도 옷을 벗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린다든지, 추운데도 껴입지 않고 추위에 떠는 경우도 있습니다. 

 

춥기 전에 따뜻하게 입고, 덥기 전에 시원하게 한다는 상식만 지키면 됩니다. 경험 많은 등산인들을 유심히 보면 걷는 중에도 체온 조절을 위해 단추나 지퍼를 매만지고 있습니다. 계절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 옷 입는 요령을 설명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온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레이어링 시스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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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시 옷을 입는 요령

1. 봄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인간이 야외로 나가고 싶어 하는 욕망이 가장 강한 계절일 것입니다. 그러나 겨울과 봄 사이의 해빙기는 등산하기에 매우 까다로운 시기입니다.

 

지리산이나 설악산 같이 높고 험한 산은 5월 말까지도 흰 눈이 남아있고, 낮은 산이라도 응달에는 얼음과 눈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험 많은 등산인들도 봄철에는 장비나 코스를 선택할 때 특히 고심하게 됩니다.

 

낮은 산이나 들녘은 봄철에 어울리는 원색의 긴 셔츠를 걸치고, 그 위에 보온용으로 플리스 재킷이나 조끼 등을 입습니다.

 

그리고 꽃샘추위나 차가운 강풍에 대비하여 오버재킷을 반드시 준비한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는 배낭 속에 넣으면 됩니다. 보온용 장갑도 준비해야 합니다.

 

3월이라 해도 언제 눈발이 날릴지 모르고, 5월까지도 잔설과 얼음이 남아있는 고산을 오를 때는 겨울 산행에 준하는 장비를 꾸려야 합니다.

 

특히 진달래가 필 무렵까지는 겨울 산행이라 생각해야 큰 무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다른 일반 장비는 물론이고, 일기예보를 잘듣고, 워킹용 아이젠, 스패츠, 중등산화, 방수방풍용 의류, 여벌옷, 비상식 등을 준비해야 합니다.

 

해빙기의 기후는 훈풍이 불어오기도 하지만, 볼이 얼 정도로 차가운 칼바람이 불기도 하는 등 기후와 기온의 변화가 심합니다.

 

높은 산을 올라본 적이 있는 등산인이라면 산 아래는 봄비가 오는데, 중턱에는 진눈깨비, 능선에는 눈보라가 휘날리는 광경을 경험했을 것입니다. 체온 유지가 기본입니다. 

 

초보자는 혼자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을 삼가고, 낮은 산이라 해도 얼음으로 미끄러울 수도 있을 바위로 이루어진 코스나 험한 산 대신에 걷기 좋은 양지쪽 육산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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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름

여름은 초보 등산인들도 산행하기에 안성맞춤인 계절입니다. 지방에 따라 다르지만 철쭉이 피는 5월 하순부터 매미 우는 9월 초순까지는 야외 생활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좀 과장하면 등산화만 있다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계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휴가나 방학 등이 있어 어디든지 사람들로 북적거리죠.

 

그러나 여름이라고 해서 위험 요소가 없는 게 아닙니다. 특히 나무 없는 능선이나 평원 등 뙤약볕을 피할 수 없는 곳에서는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고, 장마철 같은 우기라면 높은 산에서는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산에서는 기온이 표고 100m를 올라가면 0.6℃ 정도 내려갑니다. 지리산, 한라산 등 2000m에 가까운 산은 평지와 무려 10℃ 이상의 차이가 있으니 단순 계산을 해보아도 한여름의 온도도 20℃가 넘지 않습니다.

 

또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더 떨어게 됩니다. 그래도 한여름의 높은 산을 걸을 때 바람이 세게 불지 않으면 시원한 옷차림으로 걷는 게 좋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체온이 필요 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거든요. 일사병과 열사병 예방이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반바지와 반소매 남방은 길이 좋은 산길에서 입습니다. 잡목이 있는 좁은 산길에서 짧은 옷을 입으면 나뭇가지에 살갗을 찢기고, 햇빛이 쨍쨍 내리쬐는 능선에서는 살갗이 화상 입을 염려가 있으므로 긴소매 상의와 긴바지가 낫습니다.

 

특히 뒷목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상의는 옷깃이 있는 남방이 좋습니다. 스카프를 뒷목에 두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뒷목이 햇빛에 그을리면 미관상 보기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피부암을 유발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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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기(장마철)

일반적으로 등산 장비는 항상 비올 경우에 맞춰서 준비합니다. 보통 계절에는 등산 준비를 할 때 ‘만약 비가 오면 어떻게 하지?’ 하는 가정에서 등산 준비를 하면 됩니다.

 

장마철인 6월말부터 7월 중순까지의 우기에는 등산 코스를 정할 때도 주의하세요. 인적이 드문 오지나 폭우로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는 계곡 코스 등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어쩔 수 없이 계곡길을 지나게 될 때에는 폭이 넓거나 다리 같은 안전시설물이 잘 갖춰져 있는 곳을 선택합니다. 비록 소나기라 해도 산에서 비에 옷이 젖는 것은 금물입니다. 한여름이라도 비를 맞으면 추위에 떨게 되고, 심하면 저체온 증세가 나타나는 수도 있거든요. 방수 가능한 덧옷 한 벌은 반드시 휴대하고 나서야 합니다.

 

배낭을 꾸릴 땐 일단 장비, 식량, 의류를 각각 비닐 방수포장을 합니다. 특히 모남방이나 파일 재킷 같은 보온용 예비 의류는 더욱 꼼꼼히 방수포장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에 젖었을 경우 갈아입을 옷이 없어 추위에 떠는 경우도 있습니다.

 

등산 시 옷 입는 방법 중요

 

또 비록 배낭 커버가 있다 해도 배낭 속에 배낭보다 용량이 조금 큰 비닐을 넣고 내용물을 그 안에 모두 넣으면 배낭이 계곡에 빠진 상황에서도 내용물은 젖을 염려가 없습니다. 

 

여름 우기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비를 맞고 걸을 경우가 많으므로 반바지와 반팔 셔츠 등 간편한 차림이 좋습니다. 그 위에 방풍, 방수용 재킷을 걸치면 됩니다.

 

또 빗방울이 눈으로 들이치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시야를 확보할 수 있는 차양 넓은 캡형 모자를 쓰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안경을 썼을 경우에는 햇형 모자보다는 캡형 모자가 더 유용합니다. 그 위에 덧옷에 달린 후드를 쓰면 웬만한 비바람에도 끄덕 없습니다.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로 계곡의 물이 불었을 때는 절대 건너지 말고 2～3시간쯤 기다립니다. 그러면 대부분 물이 빠집니다. 그 틈을 타서 신발을 신은 채 로프와 등산스틱을 이용해 폭이 넓고 수심이 낮으며 바닥이 평탄한 곳으로 건너도록 합니다. 산길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계곡보다는 폭우의 영향을 덜 받는 능선길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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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을

천고마비라 해서 독서의 계절로 불리지만 그만큼 자연과 벗하며 호연지기를 기르기에도 더없이 좋은 계절입니다. 그러나 날씨가 변덕스럽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하죠. 가을 산은 아침, 저녁, 한낮의 기온차가 커서 방한(防寒)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체온 조절... 잊지 마세요.

 

머릿속에 여름의 무더웠던 기억이 남아있어 여벌의 옷을 준비하는 데 소홀할 수 있습니다. 또 하지를 지나면서 일몰 시간은 차츰 빨라지죠. 여름처럼 낮이 길 것이라는 기억도 떨쳐 버리고 일찍 출발해서 일몰 1～2시간 전에는 하산을 완료하도록 계획을 짜야 합니다.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어 복장은 기능성과 방수, 보온성까지 갖춘 의류로 준비하세요. 봄 등산에 맞춰 준비하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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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겨울

겨울의 자연은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특히 기후 조건이 좋지 않은 산에서는 치명적인 조난사고도 적지 않게 발생합니다. 그렇다고 해도 눈이 덮인 자연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철저하게 준비하고 나서면 안전합니다. 특히 이런 계절에는 경험자와 같이 길을 나서는 게 제일 좋습니다.

 

겨울 산에서는 악천후로 인해 눈 속에 갇히는 등 예상치 못한 일들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입산 전에 일기예보를 잘 듣고 미리 대비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등산 중에 눈안개나 폭설을 만나면 계획을 변경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아무리 낮은 산일 지라도 기온이 영하에서 맴도는 겨울 산은 응달이 얼어있거나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는 등의 위험성이 상존하니까요.

 

의류는 모직 계통의 바지와 셔츠에 방풍 방수재킷, 플리스 재킷, 우모패딩복 등을 갖춰야 합니다. 워킹용 아이젠, 털모자, 두꺼운 장갑 등도 필수품에 속합니다. 방한 및 방수가 되는 가죽제품의 등산화의 경우 전날에 왁스를 발라둬야 합니다.

 

가스버너 연료는 동계용으로 준비하세요. 당일치기라 이런 것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반드시 보온병에 뜨거운 차나 커피를 담아가서 추울 때 체온을 유지해야만 합니다. 

 

물론 여느 계절보다 체력 안배에 더 신경 쓰면서 자신의 능력에 맞게 운행합니다. 그리고, 오후 5시 무렵에 해가 떨어지니 적어도 3～4시에는 하산을 완료할 수 있도록 계획을 짜야 합니다. 겨울 산은 해가 매우 짧다는 사실을 늘 명심하세요.

 

옷 입는 요령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요령을 잘 몰라 더워졌는데 옷을 벗지 않고 땀을 뻘뻘 흘린다든지, 추운데도 힘들다고 옷을 껴입지 않고 덜덜 떠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레이어링 시스템 활용으로 즐겁고 안전한 겨울 산행을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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