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시대 동아시아 바다를 주름잡던 해상왕 장보고(張保皐, ?～846). 예전 장보고 일대기를 다룬 KBS 드라마 ‘해신(海神)’의 인기가 매우 높았습니다. 그 덕에 남해에 떠있는 섬 완도 방문객이 부쩍 늘었죠. 당시 ‘해신’ 촬영지인 청해포구도 인파로 가득 채우기도 했습니다.
완도의 청해진 장보고 유적지로 떠나는 여행
소설가 최인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KBS 2TV 대하드라마 ‘해신'에서 장보고(최수종)와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는 대부분 허구입니다.
장보고는 통일신라시대 한 세상을 풍미했던 영웅이지만, 그의 청년기 기록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장보고의 숙적이 되는 자미부인(채시라), 장보고의 마음속 여인인 정화(수애) 등도 가상의 인물입니다. 염장(송일국)은 역사에 장보고를 살해한 인물로 기록되어 있는데, 어릴 적부터 정화를 사이에 두고 장보고와 미묘한 삼각관계를 이룬다는 내용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청해진이 있던 완도
지금도 완도는 서울서 5~6시간 소요될 정도로 거리가 멉니다. 당시엔 6시간 이상이 걸렸죠. 그래서 해신 촬영장을 건립하기 위한 완도군의 다양한 로비에도 불구하고, 초기엔 수도권에서 접근이 수월한 전북 부안에 밀렸습니다. 다행히 비슷한 시기에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촬영장이 부안으로 결정되면서 이곳에 해신 촬영장을 조성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완도군이 ‘해신’ 촬영장을 유치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장보고가 중국, 일본과 서남아시아를 잇는 동아시아 해상권을 장악한 본거지였던 청해진이 바로 완도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촬영장은 지금도 각종 역사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관광도 가능합니다.
청해진 본부였던 장도
완도 동쪽의 180m쯤 떨어진 바닷가에 떠있는 섬 장도(일명 장군섬)는 장보고가 본부로 삼았던 청해진(淸海鎭) 유적지입니다. 장보고는 이곳에 진을 설치하고 해적을 소탕하여 해상권을 장악한 다음, 신라․일본․당나라 3국의 해상 교역에서 신라가 주도권을 장악하게 하는 데 크게 공헌했습니다.
이곳에선 기와, 토기 등 당시의 번영을 엿볼 수 있는 유적과 유물이 발견되었습니다.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 장도까지 걸어갈 수 있는데, 이때 당시 청해진을 방비하기 위해 굵은 통나무를 섬 둘레에 박아놓았던 목책의 흔적이 드러납니다. 현재 장도의 주변 해안엔 당시의 목책이 1,000개쯤 남아있습니다.
지금은 밀물 때도 다리를 통해 건너갈 수 있으니, 완도에 가면 청해진 유적지인 장도를 꼭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조망도 좋고, 한 바퀴 산책하기도 매우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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