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눈꽃 산행 시즌입니다. 노송이나 고사목을 신비롭게 단장하는 설화와 상고대는 겨울 산을 더욱 빛내주는 주연들이죠.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눈밭을 걷다보면 십 년 묵은 체증은 한순간에 씻겨져 나갑니다. 그래서 일기예보에서 눈 소식을 기다리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눈꽃이나 상고대 산행에서 성공 확률을 높이는 핵심 정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환상의 ‘겨울 왕국’ 눈꽃, 상고대 산행 확률 100% 비법
가장 먼저 체크할 것이 시간
눈꽃 산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눈꽃입니다. 아무리 경치가 좋아도 눈꽃을 못 보는 눈꽃 산행은 허전하죠.
눈꽃을 제대로 보려면 눈 온 다음 날, 아침 일찍 능선에 올라야 합니다. 오후에 가면 눈꽃을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눈이 내리고 하루 이틀이 지나면 눈꽃늠 대부분 녹아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또 바람이 거세게 불어도 눈꽃이 쉽게 떨어집니다.
대설의 3가지 유형에 따른 눈꽃 산행지 선정법
우리나라에서 겨울에 눈이 내리는 기압의 유형은 대체로 3가지입니다. 이를 알면 눈꽃 산행 계획을 세우기 좋습니다. 등산 배낭에는 겨울 추위를 이길 수 있는 예비의류를 반드시 넣어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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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가장 광범위하게 눈이 오는 경우인데요. 이는 중국에서 형성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형태입니다. 이 경우 전국에 걸쳐 눈이 오므로 어느 산을 가든지 눈꽃을 볼 수 있고, 눈의 양도 많은 편입니다. 높고 큰 산이 사정상 어렵다면 주변의 낮은 산에서도 충분히 눈꽃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집 앞의 공원만 가도 눈꽃을 볼 수 있지요.
둘째는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할 때 서해안에 눈이 내리는 경우입니다.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의 수면에서 증발한 수증기 때문에 형성된 구름이, 서해안으로 유입되면서 서해안 산악지대에 대설이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강원도가 아니더라도 경기, 충청, 호남의 서해안지방에서도 눈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요즘은 이런 형태의 눈도 자주 내리니 서해안 대설 소식이 들리면 배낭을 꾸리면 됩니다.
이 경우의 눈꽃 대상 산은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관악산 등 서울 지역 대부분 산들과 강화도 마니산, 충청도 광덕산, 전북의 내변산, 고창 선운산, 광주의 무등산 등이 대상지가 됩니다.
셋째는 영동지방의 대설입니다. 이는 동해에 저기압이 형성될 때 발생합니다. 동해상에 저기압이 위치하고 오호츠크해 부근에 블로킹 현상이 유지될 때 동해상의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오래 머물게 됩니다.
이때 동해의 습한 기류가 영동지방으로 유입되어 폭설이 내립니다. 100퍼센트 눈꽃을 볼 수 있지만, 눈이 많이 내릴 때는 매우 위험합니다. 실제로 강원도 겨울 산악 사고는 이때 많이 발생합니다.
초보자는 눈길이 다져진 뒤 산행에 나서야 안전합니다. 설악산, 오대산, 계방산, 선자령, 함백산, 태백산 등이 그 대상지가 되겠습니다.
눈꽃과 상고대 구분법
보너스로 알려드리는 네 번째는 상고대입니다. 눈꽃과 상고대를 흔히 모두 눈꽃이라 하지만, 눈꽃과 상고대는 엄밀히 따지면 다릅니다.
눈이 내려 나뭇가지에 눈이 쌓인 것은 눈꽃, 설화(雪花)라고 합니다. 공기의 수분이 나무나 바위에 달라붙어 얼면 서리꽃, 즉 상고대(霜高帶)로 구분합니다. 나뭇가지에 눈이 수북이 쌓인 눈꽃도 장관이지만, 나뭇가지에 얼어붙어 산호처럼 빛나는 상고대도 황홀합니다.
나뭇가지에 눈이 쌓인 상태에서 아침 서리가 얼어붙어 상고대가 되면, 눈꽃이며 동시에 서리꽃이 됩니다. 눈꽃과 상고대가 어우러진 경관을 만나려면 눈이 온 후 맑게 갠 다음날 아침 일찍 산을 올라야 합니다.
상고대는 계곡이나 산 아래보다는 구름이 걸리는 능선에서 만날 확률이 높습니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는 추운 날, 구름이 능선을 지나가면 상고대가 생길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상고대 5대 명산
눈안개 형태는 눈꽃과 상고대를 다 만날 수 있지만, 길을 잃을 확률이 높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바람까지 거세면 생명도 위험합니다. 겨울엔 이런 원인으로 사고가 자주 발생하니 조심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상고대를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산은 산 서쪽에 큰 호수나 강을 끼고 있는 산들인데요. 이런 점을 살펴보았을 때, 개인적으론 오대산(계방산 포함), 태백산, 소백산, 덕유산, 한라산을 상고대 5대 명산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 산들은 상고대뿐 아니라 적설량도 많으므로 눈꽃과 상고대로 이루어진 최고의 경관을 볼 수 있는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안전한 겨울 산행을 위해서는 아이젠, 스패츠, 그리고 체온 유지를 위한 방한복 등 겨울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산행에 나서야 합니다. 등산인 여러분의 안전한 산행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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